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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개들 🐶

유기견 입양 후 잠만 자는 강아지 적응 기간, 과정

by 덕프 2023.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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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견 입양 후 잠만 자는 강아지

 

젤리는 집에 온 날 하루 종일 잠만 잤다. 며칠을 잠만 자는 젤리를 보면서 처음에는 어디가 아픈 줄 알고 병원에 가서 물어보기도 하고, 종일 검색을 해 보기도 했다. 유기견 입양은 처음이라 입양 브이로그나 후기 같은 걸 계속 찾아봤었다.
 
카노는 처음 왔을 때 불편하게 눕지도 않고 고개를 들고 꾸벅꾸벅 졸기만 했다. 편하게 누워서 자기를 바라고 있었지만 조금만 건드려도 입질이 있던 카노는 거리를 두고 최대한 아늑한 환경을 만들어 주려고 노력했다.
 

입양 후 잠만 잔다면?

보호소에서 잠을 편하게 잘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 입양 후 잠만 잔다.
 
젤리가 있던 보호소는 구조된 다양한 동물들이 많았고, 호텔링을 같이 하던 곳이었다. 안에는 다양한 동물들의 울음소리와 함께 철창에 갇혀있었고, 밖에는 호텔에 맡겨진 강아지들이 짖고 난리가 났었다. 그런 상황에서 잠들기 힘들었던 젤리는 집에 와서 계속 잠만 잤던 거였다.
 
카노는 안락사가 있던 곳에서 안락사가 없는 보호소로 옮겨진 지 얼마 안 됐었다. 안락사가 있던 보호소에서는 뜬장에 갇혀 불편했기 때문에 제대로 못 잤던 것 같았다. 그 보호소에 있는 기간이 길어졌던 카노는 사람을 경계하느라 젤리와 다르게 바로 적응하지 못하고 집에서도 불편하게 잤었다. 거리를 두고 아늑한 환경에 익숙해진 카노도 점점 편하게 잠을 잤다.
 
 

유기견 입양을 생각 중이거나, 이미 입양한 사람들을 위한 우리의 경험을 공유하려고 한다.

 

 

 

미용 및 목욕

 
많은 곳에서 집에 오자마자 목욕이나 미용하는 걸 권유하지 않지만, 야외 생활 후 보호소에 10일 이상 있었다면 더러울 수 있다. 신뢰감이 생기기 전에 미용이나 목욕을 하면 거리감을 좁히기 어렵다는 말이 많지만 우리 가족은 입양견 3마리 중 2마리는 입양 당일 미용과 목욕을 시켰다. 
 
젤리는 구조된 다양한 동물과 함께 10일 이상 지내서 그런지 몸에서 양, 닭 냄새가 가득했다. 구조된 동물들은 관리가 전혀 안 되는 보호소라 털도 더러워 혹시 모를 병균이나 안 좋은 것 때문에 목욕과 미용을 했다. 집 미용 경력 15년이지만 엉킴으로 클리퍼도 들어가지 않았다. 아이의 성향을 알지 못한 상황이라면 빠르고 안전하게 전문가에게 맡기자.
 
카노의 경우 보호소에 들어가기 전 피부병이 심했다고 했다. 안락사가 없는 보호소로 옮겨졌지만 털이 많이 자란 상태라 혹시 몰라 목욕과 미용을 했다. 사람에게 안기는 방법도 몰랐던 카노는 미용 후 데리러 갔을 때 안긴 상태에서 뛰어내려 얼굴에 상처가 나기도 했다. 사람에 익숙한 강아지들이 아니라면 이런 상황도 생각하는 게 좋다.
 

 

건강검진은 필수

 

미용과 목욕은 입양한 날 필요에 따라 할 수 있지만 건강검진은 1-2주 정도 지난 후 하는 게 좋다. 
아직 아이에 관한 걸 모르기 때문에 무작정 검진을 진행하면, 아이의 상태를 파악하지 못해 궁금한 걸 물어보지 못하고, 보호소와 집은 달라 보호소에서는 알 수 없었던 증상이 나올 수 있다.
 
보호소에서 어떻게 생활했는지 들은 것들은 참고용!
 
1-2주 정도 아이를 지켜본 후 검진을 한다면 아이의 식사량, 움직임, 변 상태, 알레르기 등 많은 것들을 물어볼 수 있다.
검진을 하며 이것저것 물어보면 보통 수의사 선생님들은 많은 정보를 주기도 한다. 젤리 입양 후 3~5개 병원을 다녔는데, 유기견 입양이라고 하면 유기견 입양에 대해 모르는 반려인을 위해 이것저것 팁을 주시기도 했다. 바로 검진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도 수의사 선생님께 들었다.
 
만약 걱정이 되거나, 집에 반려견이 있다면 첫날에는 항체가 검사와 심장사상충 같은 기본 검진과 전염병이 있는지 정도만 검사하는 게 좋다.
 
 
토토의 경우 알레르기가 없었기 때문에 알레르기에 대한 생각 없이 젤리가 온 후 소고기를 먹였었다. 익숙한 강아지를 생각해 새로운 강아지에 대해 생각하지 않은 우리 가족의 잘못이다. 주둥이부터 눈까지 퉁퉁 부었던 젤리를 바로 24시간 병원에 데리고 갔고 알레르기가 있다는 걸 알았다. 이제는 퉁퉁 부은 얼굴뿐만 아니라 열이 오르거나 헥헥거림이 늘어나는 등 젤리의 상태로 알레르기가 있는지, 없는지 여부를 알기도 한다.
입양 후 며칠을 지켜본 후 걸음걸이가 이상하다는 걸 파악해 건강검진에서 다리 골절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병원에서 하는 알레르기 검사 비용은 비싸고 제대로 된 결과를 알기 힘들다고 추천 안 한다고 하셨다. 알레르기가 있는지 확인을 위해 조금씩 수일에 걸쳐 다양한 종류를 먹여봐야 한다고 했다. 위험할 수 있으니 소량을 먹이는 게 중요!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으면 바로 병원에 데리고 가는 게 좋다.
 

 

천천히 호감도 쌓기

 
유기견들은 밖에서 생활한 기간 만큼 신뢰도나 가족에 적응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다. 보호소에서 제 본성을 드러낼 기회가 없기 때문에 공격성이나 분리불안 같은 게 집에 왔을 때 나타날 수 있다. 사람에 대한 신뢰나 믿음이 없는 경우도 있으니 무턱대고 만지려고 손을 뻗거나 안으면 안 된다.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쓰다듬는 것보다 가만히 옆에 앉아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고, 잘 때 거리를 좁혀서 가까운 곳에서 자는 것도 좋다.
 
입양을 위해 보호소 이곳저곳 문의를 많이 해 봤던 결과, 입양 간 아이들이 다시 돌아오는 이유에는 보호자의 잘못이 가장 컸다. 자신들이 원하는 모습이 아니다, 자신들이 원하는대로 행동하지 않는다, 말을 안 듣는다 등등 생각했던 강아지가 아니라고 이것저것 핑계를 대면서 파양을 한다. 아이가 어떤 상처나 아픔을 가지고 있는지 사람은 다 알 수 없기 때문에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 줄 수 있어야 한다.
 
젤리의 경우 분리불안이 너무 심했다. 가족 중 누군가 화장실에 간다면 화장실 앞에서 하울링을 하는 등 같은 집 안에 있어도 분리불안이 심했다. 이런 경우 처음부터 훈련을 하는 것보다 집, 가족들한테 적응한 후 훈련을 하는 게 좋다. 
 
카노의 경우 보호소에서 엉덩이를 만지거나 뒤에서 갑자기 만지면 약간의 입질이 있다고 했는데 막상 집으로 오니까 모든 상황에서 입질이 심했다. 살짝 스치기만 해도 입질이 심해 멍이 들거나 찢어져 피가 나는 경우도 많았다. 만지지는 못하게 하면서 손으로 주는 간식을 잘 받아먹는 등 훈련사들을 부르기 애매한 상황이라 시간이 지나 익숙해지기를 기다렸다. 지금도 불편한 상황에서 입질이 있지만 하루에도 몇 번 있던 입질이 한 달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하고, 엉덩이 만져주는 걸 가장 좋아하는 강아지가 됐다. 아픈 상태로 들어간 보호소 생활이 길었던 카노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한 것 같아 여전히 기다리면서 거리를 좁혀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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